YUJ-030 보이시한 그녀, 히카리를 이성으로 깨달은 순간

언제나 같은 멤버로 모이는 우리. 그 안에는 히카리가 있었다. 짧게 자른 머리와 편안한 옷차림. 보이시한 매력이 넘치는 히카리는 마치 오랜 소꿉친구처럼 편안한 존재였다. 적어도, 그녀가 내 친구에게 고백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 날 이후, 나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히카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딘가 감춰져 있던 여성스러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무심하게 넘겼던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였다. 특히, 그녀의 의외로 풍만한 가슴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느 날, 내 친구가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 히카리와 사귀는 게 좋을까?" 예상치 못한 질문에 순간 당황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대답했다. "글쎄... 네가 좋다면 사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속으로는 절대 안 된다고 외치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친구의 행복을 빌어주는 척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짙은 질투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날 이후, 히카리를 향한 나의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우정이라고 생각했던 감정이 실은 이성적인 호감이었음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 히카리는 곧 내 친구의 여자친구가 될 테니까.

며칠 후, 히카리로부터 뜻밖의 연락이 왔다. "아이츠와 사귀기로 했어. 그런데... 마지막으로 너와 섹스하고 싶어." 믿을 수 없는 제안에 나는 멍하니 휴대폰 화면만 바라봤다. 히카리가 왜 이런 제안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정말로 나를 이성으로 생각했던 걸까? 아니면, 단순히 호기심에서 비롯된 일탈일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결국 나는 히카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설렘과 함께,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욕망이 폭발했기 때문이다.

그날 밤, 히카리와 나는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그녀의 보이시한 모습 뒤에 감춰진 여성스러움, 그리고 뜨거운 열정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어색함 속에서 침묵을 지켰다. 마치 어젯밤의 일이 꿈결처럼 느껴졌다. 히카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쿨한 모습이었지만, 나는 죄책감과 혼란스러움에 휩싸였다. 친구의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했다는 사실, 그리고 그 행위가 우리의 우정을 망쳐버렸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그 후, 우리는 예전처럼 편하게 지낼 수 없었다. 어색한 침묵과 미묘한 거리감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다. 나는 히카리를 향한 감정을 숨기려 애썼지만, 그녀를 볼 때마다 어젯밤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웠다. 결국, 나는 히카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친구에게는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저 나 혼자 짊어져야 할 비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히카리는 내 친구와 헤어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안도감과 동시에 씁쓸함을 느꼈다. 만약 그때, 히카리의 제안을 거절했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우리는 여전히 편안한 친구로 지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되돌릴 수 없는 선택, 그리고 남겨진 상처만이 나를 괴롭힐 뿐이었다. 나는 여전히 히카리를 사랑하고 있을까? 아니면, 어젯밤의 환상에 갇혀 있는 것일까?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어쩌면 영원히 친구로 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것이 내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대가일 테니까.